영화인듯 영화 아닌듯
너무나도 현실적인 홍상수감독의 영화
처음 '옥희의 영화'를 볼 땐 대사가 너무 와닿는구나.. 하며 보다가
자꾸 생각나서
결국 또 한번 보고 대사를 옮겨 적었다.
전 정말 나이 빨리 먹고 싶거든요. 그동안 어떻게 기다려야 돼요?
- 걱정하지마.
나이 금방 들어
선생님 성욕은 어떻게 이겨내세요?
- 누가 이겨낸다 그랬어.
누가 성욕한테 이기냐. 너 그런사람 본적 있어?
그런사람 있다고 얘기나 들어본 적 있어?
안돼
그니까 고민하지마
사랑은 꼭 해야 하나요?
- 사랑 절대로 하지마.
정말로 안하겠다고 결심하고 딱 버텨봐
그럼 뭔가 사랑하고 있을 걸
왜 사람들은 서로를 못믿나요?
- 원래 인간이 믿을 수 없는 존재지.
혹시 네가 관대해 지면 그만큼 믿을 수 있겠지
예쁜여자를 원하는건 치사한 건가요
- 뭐가 예쁜건데.
뭘 보고 있는데, 그사람한테서
우리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동물인가요
- 그거 알아봐야 달라질거 없을거 같은데
뭘 믿고 살아야 하나요
- 니가 믿고 사는거니까 니가 찾아야지.
그냥 니가 믿는거야. 결정하는거야.
어떤게 현명한거죠
- 내가 현명하지 않아서 모르겠다
제가 영화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 자꾸 만들어보면 스스로 알게 돼.
제가 좋은 사람인가요?
- 어떤사람한테는.
삶에서 뭘 제일 원하세요
- 글쎄...
오늘은 이걸 원하고 내일은 저걸 원하는거야
그러면서 사는거지 뭐
편하게 살고싶다는 마음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 그게 생각대로 되나.
늙는게 무서우세요?
- 아니, 왜
애인 있으세요?
- 마음속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있어.
근데 잠은 안잔다.
왜 사랑하세요?
- 살면서 정말 중요한 것 중에서
내가 왜 하는 지 알고 하는건 없어.
아니, 없는거 같애
아차산에 갔던 두번의 경험을 모아봤습니다.
둘 다 눈쌓인 시절이였고
하루는 12월 31일이었고
또 하루는 1년이 지나고 다음 다음 해 1월 1일이었습니다.
12월 31일에는 나이든 분과 가볍게 산책하는 맘으로 갔었고
1월 1일에는 젊은 남자와 신년 기분을 내려고 간거였습니다.
같은 길을 다른 남자와 다시 걷게 됐을 때 느꼈던 가벼운 죄책감과 흥분이
저로하여금 이 영화를 만들게 했습니다.
두 경험을 나란히 붙여놓고 보고싶었습니다.
많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또 어떤 차이를 가지는
이 인생이라는게 뭔지는 끝내 알 수 없겠지만
제 손으로 두 그림을 붙여놓고 보고싶었습니다.
배우를 해주신 분들은 최대한 원래 모델이 된 분들과 비슷한 인상의 분들을 선택했습니다.
그 비슷함이라는 한계 때문에
제가 보고싶었던 붙여놓은 그림의 효과를 절감시킬 것 같습니다.
옥희의 영화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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