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이북에서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길래 읽어본 책 언어의 온도.
베스트 셀러인데 이제서야 읽어보게됐다.
'내용이 참 따뜻하네'라고 느끼며 한장 한장 읽다보니
한 자리에서 다 읽었다! 집중력이 좋지 않은 나에게 이런책은 처음이었다...ㅎㅎ
무엇보다도 책 속 이기주 작가의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다. 입을 닫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잘 말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냥 걸었다는 말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고 표현의 온도는 자못 따듯하다.
그 말 속에는 "안 본 지 오래됐구나. 이번 주말에 집에 들러주렴" "보고싶구나. 사랑한다" 같은 뜻이 오롯이 녹아 있기 마련이다.
"그냥"이란 말은 대개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걸 의미하지만,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소중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후자의 의미로 "그냥"이라고 입을 여는 순간 '그냥'은 정말이지 '그냥'이 아니다.
처음에 '너'를 알고 싶어 시작되지만 결국 '나'를 알게 되는 것, 어쩌면 그게 사랑인지도 모른다.
짧은 생각과 설익은 말로 건네는 위로는 필시 부작용을 낳는다. "힘 좀 내"라는 말만 해도 그렇다. 이런 멘트에 기운을 얻는 이도 있을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힘낼 기력조차 없는 사람 입장에선 "기운 내"라는 말처럼 공허한 것도 없다
본질은 다른 것과 잘 섞이지 않는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언젠가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엉뚱한 방식으로 드러나곤 한다.
노력은 스스로 발휘할 때 가치가 있다. 노력을 평가하는 일도 온당하지 않다.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는 방식은 폭력에 가깝고 상대에게 노력을 강요하는 건 착취에 가깝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껏 흐드러지게 피다가 일순간 꽃비를 흩뿌리며 사라지는 벚꽃이, 짧디 짧은 우리네 인생과 닮았기 때문이 아닐는지.
정해진 길이 없는 곳을 걸을 때 중요한 건 '솔직함'이 아닐까 싶다. 눈치와 코치에만 연연하다 재치 있는 결정을 내리기는커녕 삶을 그르치는 이들을 나는 수없이 봐 왔다.
정말 좋은 질문은, 무엇이 문제인지 깨닫게 한다. 그리고 문제를 인식하는 순간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발판인지 모른다.
기주야, 인생 말이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어찌 보면 간단해. 산타클로스를 믿다가, 믿지 않다가, 결국에는 본인이 산타할아버지가 되는거야. 그게 인생이야.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해주세요. 이곳을 청소해주시는 분들, 누군가에겐 전부인 사람들입니다.
어머니를 먼저 떠나보낸 지인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머릿속에 맴도는 짧은 시가 있다. 문인수 시인의 '하관'이다.
시인은 어머니 시신을 모신 관이 흙에 닿는 순간을 바라보며 '묻는다'는 동사를 쓰지 않고 '심는다'고 표현한다.
어머니를 심는다고.. "이제, 다시는 그 무엇으로도 피어나지 마세요. 지금, 어머니를 심는중....."
꽃도 그렇지 않나. 화려하게 만개한 순간보다 적당히 반쯤 피었을 때가 훨씬 더 아름다운 경우가 있다. 절정보다 더 아름다운 건 절정으로 치닫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나쁘지 않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순간 우린 살아가는 동력을 얻는다.
어쩌면 계절도, 감정도, 인연이란 것도 죄다 그러할 것이다.
딱 한 번이라도 좋다. 낡은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이 그때의 옛날로 돌아가자. 나는 펜을 내려놓고, 읽다 만 책장을 덮고, 두팔을 활짝 편다. 너는 달려와 내 가슴에 안긴다. 내 키만큼 천장에 다다를 만큼 널 높이 들어 올리고 졸음이 온 너의 눈, 상기된 너의 뺨 위에 굿나잇 키스를 하는 거다.
살다보면 프로처럼 임해야 하는 순간이 있고 아마추어처럼 즐기면 그만인 때도 있다.
"하루를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로 받아들이기로 했지. 그리고 다른 건 다 잊어도 아내 생일과 결혼기념일 같은 소중한 것은 잊지 않으려 하네..."
단순히 젊음을 잃으면 늙음이 될까? 삶은 죽음으로 향하는 여정에 불과할까? 글쎄다. 어떤 이는 '늙은 젊은이'로 불리고 또 어떤 사람은 '젊은 노인'으로 불리는 걸 보면 '늙음 = 나이듦'이라는 등식이 꼭 성립하는 건 아니다. 늙음은 무엇인가 하는 이 만만치 않은 질문에 여전히 나는 답을 하지 못하겠다. 다만 '낡음'이 '늙음'의 동의어라는 주장에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사람 보는 '눈'이란 건 상대의 단점을 들추는 능력이 아니라 장점을 발견하는 능력이라는 것과, 가능성이란 단어가 종종 믿음의 동의어로 쓰인다는 것을.
살다 보면 싸워야 할 대상이 차고 넘치는데 굳이 '나'를 향해 칼끝을 겨눌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자신과의 싸움보다 자신과 잘 지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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