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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 movie

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에세이

by S o d a m 2017.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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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친애하는 적은 연초에 마음이 뒤숭숭해서 구매했던 책이다.

제목이 너무 끌려서 구매했던 책이었는데 생각보다는 그저 그랬다.


첫번째 이유는 문장이 너무 길다는 점.

문장 스타일이 화려하고 길어서 책을 다 읽는데 오래 걸렸다.

(그래서 정리해놓은 글귀들도 다 짧음...ㅎㅎ)


두번째는 영화 리뷰, 영화를 빗댄 표현들이 굉장히 많았다는 점.

나는 영화 리뷰를 보려고 이 책을 산게 아니었는데... 뭐 이건 내가 충동구매한것이니 어쩔 수 없고..ㅎ


영화를 좋아한다면 자신이 느낀점을 비교하며 읽어가는것도 재미겠지만

영화를 많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비추.


그래도 구석 구석 마음에 와닿는 사이다같은 문장들이 있었다

마음에 들었던 구절들을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그는 타인을 두려워한다.

사실은 누군가를 잃는 게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언젠가는

무엇이든 잃게 마련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직면한, 당장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감을 실감하고 표정이 어두워진 것이다.

나는 이 장면을 아이가 어른이 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닮은 점에 안도하는 사람들이 있고 다른 점에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할 수 없는 상태 그대로 내버려둘 수 있는 태도야말로

삶을 살아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재능 가운데 하나일지 모르겠다.




과연 노동에는, 목적지 없이도 여전히 도망쳐가는 시간을 견디게 만드는, 인간이 기댈 언덕 같은 것이 있는 모양이다.




그의 일상은 모래 구덩이 안에서 삽질하는 것이 되었다.

그게 그의 밥벌이다. 끝이 없는 일이다. 무의미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제는 여기가 그의 우주다.




지루하고 의미 없는 반복에 염증을 느끼던 사람조차 마침내 길들여지고 익숙해져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심지어 자아를 성취하며 만족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분투하는 사람보다 일상에 침몰된 사람이 더 행복해 보인다.




마침내 구덩이 밖으로 나설 기회를 가지게 되었음에도 다시 들어가 당장의 목적에 만족하고 설레어하는 풍경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 어느 쪽이 더 옳은 선택일까. 더 권할 수 있는 삶일까.




나는 늘 이기는 경험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왔다.이겨본 사람이 이길 의지를 가지고 다음에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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