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book & movie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S o d a m 2018. 10. 14. 20:51
728x90
반응형

연초에 세미나 주제 정하려고 읽게 된 책. 읽으면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고자 한 달 (?) 동안은 필요 없는 것들을 찾아 엄청나게 버리곤 했다.

무언가를 하나 사면 두개 정도 버리고.


하지만 결국엔 다시 지름신이 도지고 버리는 과정이 귀찮아져서 실패했다. 그리고 미니멀리즘은 세미나 주제에서도 탈락했다. 회사로 맨날 택배가 오는데 미니멀리즘에 대해 운운할 수는 없었기 때문..

그럼에도 구매의 기쁨보다 경험의 여운이 더 오래 간다는 것은 확실히 배웠다. 여행을 가자







-



소유한 물건을 줄인 미니멀리스트가 날마다 느끼는 상쾌함은, 설령 지금 물건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이라도 상상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물건을 줄였을 때 느끼는 홀가분한 기분은 누구나 경험한 적이 있을 테니 말이다.

여행을 예로 들어보자. 여행을 떠나기 전, 출발 시각이 다가올 때까지도 짐을 꾸리느라 여념이 없다. 가지고 갈 물건의 목록을 몇 차례나 확인했는데도 뭔가 빠뜨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제 출발할 시각이다. 왠지 찜찜하지만 서둘러 짐 싸기를 끝내고 현관문을 나서 여행 가방을 끌기 시작한다. 그렇게 집을 뒤로하고 나아가는 순간의 해방감이란! 이 트렁크 하나만 있으면 당분간 살아갈 수 있다. 혹시 집에 뭔가를 두고 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그때그때 현지에서 구하면 된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방에 누워 뒹굴 때의 기분은 말할 것도 없다. 대개 여행지의 숙소에는 놓여 있는 물건이 별로 없고 깨끗하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 홀가분하게 빈손으로 산책이라도 나가면 세상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당장 해야 할 일도 없고 오롯이 자유를 누리는 시간이다. 이렇게 누구나 한 번쯤은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반대의 상황도 우리는 이미 겪어봤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공항 안이다. 처음 출발할 때 트렁크에 차곡차곡 정리돼 있던 짐은 마구 흐트러져 있다. 추억을 남기려고 각지에서 산 기념품은 트렁크에 다 들어가지 않아 쇼핑백에 대충 집어넣고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다. 여행지에서 생긴 입장권이며 영수증은 나중에 정리하려고 일단 주머니에 구겨넣었다. 



영화 <파이트 클럽>의 타일러 더든(브래드 피트 역)은 이렇게 말했다. "너는 결국 네가 가진 물건에 소유당하고 말 거야."




'아까워! 비싸게 주고 샀는데.'

'아직 사용할 수 있어. 나중에 쓸 일이 생길지도 몰라.'

'사놓고 쓰지 않은 나 자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온갖 이유를 들먹이며 버리지 못했고 물건은 쌓여만 갔다.




소중한 것을 위해 줄이는 사람, 미니멀리스트



새로 산 바지를 처음 입었을 때는 무척 기쁘다. 그러다 5번쯤 입으면 곧 익숙해져서 기쁨이 줄어든다. 10번쯤 입으면 바지는 새 옷이 아니라 당연히 옷장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일 뿐이다. 50번쯤 입으면 싫증이 난다. 원하던 일이 이루어졌다는 순간의 감동은 어느새 익숙함으로 이어지고 당연함의 과정을 거쳐 싫증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에 도달한다.




사람의 감정은 한계가 있다. 안타까운 사실이 또 있다. 1만 엔짜리 반지와 5만 엔짜리 반지 그리고 30만 엔이나 하는 반지를 손에 넣었을 때, 각각의 단계에서 느끼는 기쁨은 대체로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어떤 근사한 물건을 소유하든 여기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은 지금 당신이 느끼는 기쁨과 거의 같으며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버리려는 마음을 방해하는 것은 버린 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어쩌나, 언젠가 버리지 말 걸 그랬다고 후회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다.




빈 깡통이나 먹고 난 도시락 상자 같은, 누가 봐도 쓰레기인 것 들을 버리는 데서부터 시작하라.




고이케 류노스케 스님은 갖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가슴에 손을 얹고 가만히 생각해본 후 괴롭다고 느껴지면 그 물건은 필요한 게 아니라 그냥 갖고 싶은 것일 뿐이라고 했다. 여기서 '괴롭다'는 건 이미 충분히 갖고 있는데도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다 



자신이 정말로 그 물건을 좋아하는지, 정말로 꼭 필요한지를 판단하려면 이것을 잃어버릴 경우 다시 한 번 그 가격으로 사고 싶은가? 라고 자문해 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때 같은 물건을 같은 가격으로 사고 싶다면 정말로 당당하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다.




뭔가를 사고 싶다면 우선 한 가지를 버린다.




물건을 줄이는 과정에서도 새로 필요한 물건은 생긴다. 물건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하나를 사면 두 개나 세 개를 줄이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버린 후 그 물건을 잊지 못해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스트레스로 머리를 쥐어뜯는 사태까지 가는 일은 거의 없다.




물건보다 경험에서 얻는 행복의 지속 시간이 더 길다. 10만 엔을 주고 산 코트는 입을 때마다 익숙해져서 시간이 흐를수록 기쁨은 점점 줄어든다. 하지만 10만 엔으로 친구와 함께 간 해외여행은 생각날 때마다 똑같이 기쁨이 재현된다.

이렇듯 물건보다 경험에서 오는 행복의 지속 시간이 훨씬 긴데도 사람들은 물건에 돈을 더 잘 쓴다. 그 이유는 경험보다는 물건이 남과 비교하기 쉽기 때문이다.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면 자신의 욕망에 대한 인식력이 높아진다. 어디까지가 필요한 물건이고 어디부터가 갖고 싶은 물건인지 확실히 구분할 수 있다. 이는 물건뿐만 아니라 식욕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만큼만 먹음으로써 '나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감각을 갖는다. 따라서 많이 먹지 않아도 만족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