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book & movie

여덟단어: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S o d a m 2016. 11. 30. 21:18
728x90
반응형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를 읽고서는

박웅현의 매력에 빠졌나보다.


말투가 담백해서 더 와닿는것 같고

문장 구성이 깔끔해서 잘 읽혀진다.


박웅현씨가 삶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여덟가지를 속한 책이다.

새겨두면 도움이 될 법한 말들이다.







우리 인생은 몇 번의 강의와 몇 권의 책으로 바뀔 만큼 시시하지 않습니다.




메멘토 모리와 아모르 파티. '죽음을 기억하라'와 '운명을 사랑하라'는 죽음과 삶이라는 상반된 의미의 조합이지만

결국 같은 방향을 바라봅니다. 내가 언젠가 죽을 것이니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라는 것이고,

그러니 지금 네가 처한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것이죠.


저는 이런 태도가 자존 같습니다.

어떤 위치에 있건, 어떤 운명이건 스스로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것.




다시 말해 판단의 기준점이 '나'가 아니라 엄마 친구의 아들과 딸이란 말입니다.

이건 마치 고소영에게 너는 왜 김태희처럼 생기지 않았냐고 하는 것과 같아요.

고소영의 매력은 고소영일 때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제각각 딱 맞는 상자를 만들고 모두들 그 상자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는 이야기.




물론 그 틀은 대부분 가장 보편적이고 합당한 기준으로 짜인 틀일 것이고,

그 틀을 통해 각 개인이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사회가 안정을 찾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틀 속에 산다는 것은 틀 밖의 세상을 경험하지 못한다는 말이 아닐까?

그래서 그만큼의 가능성을 빼앗긴다는 말이 아닐까?




가진 것에 대한 칭찬이 아닌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타는 눈치를 자라게 합니다.

중심점을 바깥에 놓고 눈치 보며 바깥을 살핍니다.

자존은 중심점을 안에 찍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겁니다.




콘텐츠는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메커니즘입니다.

이것만 확실하면 페이스북에서, 트위터에서 퍼갑니다.

<강남스타일>이 아주 좋은 예죠.

그가 뜬 건 현대 미디어의 덕이 아니라,

흥이 많은 싸이라는 사람 자체의 본질을 놓지 않은 결과입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게 있고,

그걸 잡는게 나의 유일한 돌파구 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복잡한 미디어의 시대가 진정성의 시대가 되어버린 겁니다.




변화하는 것 속에 변하지 않는 것,

'Everything changes'에서 'Nothing Changes'를 보는 것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게 콘텐츠가 되는 겁니다.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떨리는 걸까?'하고 제 자신을 돌아봤더니

너무 잘하려고 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남들한테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거죠.

하지만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할 말을 하는 것'이었어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다 본질이냐?

고스톱이나 애니팡 같은 게임을 진짜 잘하는데 그럼 이게 내 본질일까?

저는 이렇게 이해합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5년 후의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될 것이냐 아니냐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치는 고스톱이, 애니팡이 당장의 내 스트레스는 풀어주겠지만

5년 후에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본질은 결국 자기 판단입니다.

나한테 진짜 무엇이 도움이 될 것인가를 중심에 놓고 봐야 합니다.




경험상 돈을 따라가면 재미도 없고 재미를 따라가면 돈도 따라오더군요.

그런 경험에 따른 제 생각을 말씀 드리자면 돈은 본질이 아닙니다.

돈을 따라가지 말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내 실력은 무엇인지 어떤것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고 그것을 따라가세요.




누군가는 좋고 누군가는 싫을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좋아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 고전입니다.

세월을 이겨내고 살아남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알아야할 것들을 가리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우리는 첨성대를 알고, 비발디를 알고, 도스토예프스키를 압니다.

하지만 진짜 알까요?

잘 생각해보세요.

진짜 알려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궁금해질겁니다. 그 대상의 본질에 대해서.




흘려 보고 듣느냐, 깊이 보고 듣느냐의 차이.

결국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나의 경쟁력이 되어준 단어는 '見'이었습니다.




우리가 못 보는 이유는 우리가 늘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핍이 결핍된 세상이니까요.




어떤 순간에 내가 의미를 부여해주어야 그 순간이 내게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내가 어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면 나의 삶은 의미있는 순간의 합이 되는 것이고

내가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나의 삶은 의미없는 수간의 합이 되는 것이에요.




네 명이 술을 마실 때

그냥 마시는 사람과, "창 밖 좀 봐. 가을비가 내린다"하는 사람의 삶에는 차이가 있어요.

그러니 순간을 온전히 살려면 촉수를 예민하게 만드세요.




놀라는 것이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능력은 놀라는 거에요. 놀란다는 건 감정이입이 됐다는 거고요.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더 그 현상을 뇌리에 박으면서 경험하는 거죠.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받는 것입니다.




한형조의 '붓다의 치명적인 농담'을 보면 어느 선사에게 누가 묻습니다.

"스님도 도를 닦고 있습니까?"

"닦고 있지."

"어떻게 하시는데요?"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잔다."

"에이, 그거야 아무나 하는 것 아닙니까? 도 닦는게 그런 거라면, 아무나 도를 닦고 있다고 하겠군요."

"그렇지 않아. 그들은 밥 먹을 때 밥은 안 먹고 이런 저런 잡 생각을 하고 있고,

잠 잘 때 잠은 안 자고 이런 걱정에 시달리고 있지."




완벽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옳은 선택은 없는 겁니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20일이면 영어 수업, 수학 수업 몇 시간을 빠져야 하는지 아느냐면서,

그 20일 때문에 아이가 뒤처질 수 있다고 걱정을 하더라고요.

아내의 이야기는 만약 대학이라는 점을 찍어 달린다면 맞는 말일 겁니다.

하지만 삶이 순간의 합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기억에 남을 만한 순간을 아이한테 얼마나 만들어주느냐가

학원에서 보내는 20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격식 없이 들어와서 편안하게 이야기하는데 그중 몇 가지가 무릎을 치게 하는 힘이 있었어요.

권위는 이렇게 생기는 것 같아요.




권위에 굴복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이 먹어 윗것이 되었을 때 권위를 부리지 않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권위는 우러나와야 하는 거에요. 내가 이야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인격적으로 감화가 돼서

알아줘야 하는 거예요. 그게 권위입니다. 절대 긴 복도가 권위가 되어서는 안 되는 거죠.




"갑을 만날 때에는 을처럼 대하고 을을 만날 때 갑처럼 대하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이건 일을 할 때 아주 중요한 덕목입니다.




어쩌면 '생각이 없음'의 다른 말은 '배려가 없음'이고 '배려가 없음'의 다른말은 '교양이 없음'이고

'교양이 없음'의 다른 말은 '능력이 없음'은 아닐까?




'결혼을 했는데 마누라가 조폭이네? 조폭마누라' 이런 식으로 그림이 확 그려지도록 설명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훈련을 한번 해보세요.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미국에서 대학원에 다닐 때 논문을 쓰기 전에 우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딱 한줄로 정리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걸 세 개의 패러그래프로 써보고, 그걸 다시 챕터별로 나눠서 논문을 만들죠

예외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보면 됩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게 일곱 단어로 정리되지 않는 건

아직 내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저는 이걸 광고 만들 때 적용합니다.

처음에는 어렵죠. 다 괜찮은 것 같고, 30분 정도 설명해서 이해시킬 수 있어요.

그러면 계속해서 딱 한마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지점까지 좁혀나가죠.

이걸 생각의 증류라고 해요. 현상은 복잡하고 본질은 단순한 이 세상에서

단순한 본질을 뽑아내기 위한 증류 과정은 제가 일하는 업계에서 필수적인 일입니다.




"기필을 버려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살면서 늘 기필코 이루어내라는 말만 들어본 제게

기필을 버리라는 말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요, 인생은 기필코 되는 게 아닙니다. 뭔가를 이루려 하지 말고 흘러가세요.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는 자신의 책 '밤은 책이다'에서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건 말 그대로 지혜입니다. 맞습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고, 인생은 되는대로 살아야 합니다.

성실하게 산 하루하루의 결과가 인생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꽉 채워 살다가 돌아보면 펼쳐져 있는게 인생이지, 단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를 허술하게 보내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불환인기불기지 환기무능야. 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내가 능력이 없음을 걱정하라는 뜻입니다.




언제부터인가 후배들이 찾아와서 인생의 선택에 대해 묻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아겠어요. 각자의 사정에 맞는 선택이 있겠죠. 하지만 일단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그러면서 살펴보면 대부분 자기 마음속에 답이 있고, 그 이야길 해주기를 기대해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상대가 진짜 원하는 답이 뭔지 알게 되면 그 답에 힘을 실어주고, 밀어붙여 줍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죠.




묵묵히 자기를 존중하면서, 클래식을 궁금해 하면서,

본질을 추구하고 권위에 도전하고, 현재를 가치있게 여기고, 깊이 봐가면서,

지혜롭게 소통하면서 각자의 전인미답의 길을 가자.







728x90
반응형